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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전문 기업/Waymo

웨이모 CEO, 테슬라의 방식은 잘못되었다?

https://www.forbes.com/sites/johanmoreno/2021/01/22/waymo-ceo-says-tesla-is-not-a-competitor-gives-estimated-cost-of-autonomous-vehicles/?sh=5ff52610541b

 

Waymo CEO Says Tesla Is Not A Competitor, Gives Estimated Cost Of Autonomous Vehicles

In an interview with German business publication Manager Magazin, Waymo CEO John Krafcik gave an idea of how much each one of the company’s vehicles will cost.

www.forbes.com

기사 내용만 인용하면,

웨이모 CEO인 존 크라프칙은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테슬라는 웨이모의 경쟁자가 아니며 테슬라가 밟아가고 있는 ADAS에서 Self Driving까지 incremental update 전략으로는 완전자율주행을 실현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를 한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비영어권 국가에서 발생한 인터뷰 내용이 영어권 국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또 그것이 국내 언론에서 재생산되는) 과정에서 많은 왜곡이 발생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알게 되었기 때문에(주로 일본에서...) 이번 보도도 일단은 의심을 하며 읽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인터뷰 원본을 찾아서(독일 언론) 번역기라도 돌려보려 했으나 그마저도 유료라서 아쉽지만 보지 못했네요.

웨이모와 테슬라의 전략 비교는 예전부터 많은 갑론을박을 만들어냈지만, 일론 머스크가 라이다를 쓰는 것을 멍청한 짓이라고 비난한 적은 있어도 웨이모 측에서 테슬라의 전략을 비난한 것은(만약 정말 외신 보도 내용대로라면) 아마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엔지니어가 아니기 때문에 깊은 기술적 이해도를 바탕으로 이 둘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이 둘의 비교를 가장 공감되게 해준 사람은 MIT의 교수이자 자율주행 스타트업 Optimus Ride의 CEO인 Sertac Karman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1-v-dXIzho&list=PLrAXtmErZgOdP_8GztsuKi9nrraNbKKp4&index=59&t=706s

웨이모와 테슬라의 전략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대해 그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웨이모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들지만 동시에 리서치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즉시 만들어 낼 제품에도 관심은 있겠지만 그보다는 새로운 엔진을 만드는 것 같다. 나는 그것을 AI엔진이라고 불러보겠다. 그리고 자율주행 자동차는 그 엔진이 탑재될 재미난 자동차가 되는 것이다. 웨이모는 그 자동차가 다닐 도로 환경을 이해하고, 다른 사용자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반응해야하는지 배우고 이해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반면에 테슬라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 제품은 자동화(automation)되어 있다. 그 제품을 사람들이 써보니 잘 되는 것 같으니 점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돈을 지불하여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그리고 계속 업데이트를 해주고 새로운 기능을 출시하니 사람들은 더 재미있어 한다.

이 둘은 서로 직교하는(orthogonal) 면과 같다. 그들은 둘다 AI 엔진을 만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유즈 케이스가 다를 것이다."


앞으로는 웨이모와 테슬라 중 누가 먼저 완전 자율주행에 도달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기 전에,

"완전 자율주행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답이 먼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SAE 등과 같은 문서에서는 5단계 자동화를 Full Automation이라고 표현하며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처럼 (사람이 운전해 갈 수 있는 곳이라면)어디든지 갈 수 있는 단계로 설명하고 있는데 과연 '5단계 자동화 = 완전 자율주행' 인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웨이모 vs 테슬라' 비교에는 항상 소모적인 논쟁도 따라오는 것 같구요.

https://www.youtube.com/watch?v=tBJ0GvsQeak

웨이모는 비록 한정된 지역에서이지만 인간을 운전이라는 방정식에서 빼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우리가 카카오 택시를 호출하듯이 앱으로 차량을 불러 탑승하고, 목적지에 도착하고 결제를 마칠 수 있습니다. 영상을 보시면 정말 인간이 운전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테슬라의 방식이 맞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은 웨이모의 한정적인 ODD(주행 가능 영역)를 지적할 것입니다. 테슬라는 비록 아직 운전자의 역할이 메인이지만 전 세계에서 오토파일럿과 FSD라는 주행 보조 기능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웨이모는 엔진을 만들고, 테슬라는 제품을 만들며 서로 다른 유즈케이스를 가진다는 Sertac 교수의 말을 미뤄보면 그러한 지적 역시 소모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카메라 vs 라이다 논쟁 또한 그러합니다. 생각해보면 카메라 only냐 '카메라+라이다'냐의 조합은 선택의 문제인것처럼 보이지만 카메라 only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전략은 아닐 것입니다. 버클리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가르치는 Jitendra Malik교수는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완성된 시각 능력을 갖기 때문에 비전 기반 학습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뇌과학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컴퓨터 비전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라이다에 대해서는, "많은 스타트업이 라이다를 사용하는 이유는 '라이다를 사용하면 쉽기 때문'이다. 진입 장벽은 낮아지지만 끝까지 성공할 수 있는지는 또 다른 이야기."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컴퓨터 비전만으로 완전 자율주행을 달성하려면 테슬라와 같은 뉴럴 네트워크는 필수적일 것입니다. 이것 없이 Active Learning을 통해 데이터를 쌓아가고 기능을 발전시켜 완전 자율주행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카메라 vs 라이다는 선택의 문제는 아니지 않나 생각합니다.

동시에, 웨이모가 라이다가 필요했던 이유도 그들의 전략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웨이모는 테슬라가 ADAS에서 완전 자율주행으로 incremental update를 해나가는 것과 달리, 바로 4단계 수준의 로보택시를 내놓아야 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운전 방정식에 사람이 없었습니다. 반면 테슬라는 시스템의 안전 성능이 불완전하더라도(즉, 베타라든지) 운전을 책임져줄 인간이 있었죠. 이 차이는 웨이모가 라이다를 선택하여 처음부터 Safety First를 바탕으로 개발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이 두 회사의 전략의 차이가 있기 전에 철학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철학의 차이가 전략의 차이를 불러온 것이라고 말입니다.

생각을 정리하기 쉽지 않은 주제네요. 일단 생각나는대로 이 정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