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과 연료의 라이프사이클은 위 그림에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소비자의 차량 사용 뿐 아니라 차량 제조, 그리고 제조를 위한 원자재의 확보 및 가공, 또 차량의 운행을 위한 연료 및 그 연료의 소스, 그리고 그 소스가 나오는 발전소의 시설 유지/보수 문제까지 모두가 환경 영향도 관점의 라이프사이클 평가(LCA) 대상이 되겠습니다.
1. GHG(온실가스) 영향은 어떠한가?
GHG(Greenhouse gas)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온실가스로 미국에서는 CREE(Carbon Related Exhaust Emission)라는 계산값으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CO2, THC, CO 등이 포함되나 CO2가 절대적으로 많은 비중이라 CREE=CO2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라이프사이클 관점에서 일반적으로 BEV가 ICEV보다 GHG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뭐, 사실 당연한 결과지요. 그런데 원자재 확보, 가공, 차량 생산 단계에서는 BEV가 오히려 더 많은 GHG 발생량을 보였습니다. 물론, 소비자가 실제 차량을 사용하는 인유즈(in-use) 단계에서 모두 상쇄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인유즈 단계에서의 GHG 배출은 충전에 사용하는 에너지 소스가 무엇인지에 따라서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발전원(화력, 원자력, 재생에너지 등)에 따라 차량 라이프사이클 동안의 GHG 값 차이는 같은 BEV끼리도 70% 이상의 편차를 보인다고 합니다.
이 보고서는 미국 상황을 기준으로 한 연구 결과입니다. 예를 들면, 수력 발전의 비중이 큰 노르웨이와 화력 발전의 비중이 큰 우리나라에서 같은 BEV 대수가 운행한다면 인유즈 기간 동안 GHG 발생량은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뒤에서 이야기하겠지만 BEV는 배출가스를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인유즈 기간 동안 GHG 발생은 주로 충전을 위해 어떤 에너지를 사용하는가 즉, 어떤 발전원을 쓰는가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2. BEV가 ICEV 대비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부분은?
BEV는 인채 유독성과 특정 지역 생태계에 ICEV보다 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주요 원인이 언급됩니다.
1) 배터리에 사용되는 금속 채광 프로세스
2) 화력발전에 쓰이는 석탄의 채광과 연소
연구 결과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BEV가 ICEV에 비해 평균적으로, GHG는 33%, 휘발성유기화합물(volatile organic compound)은 61%, 일산화탄소는 93%, 질소산화물은 28%, 블랙카본은 32% 적게 발생한다고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배터리 생산과 충전 에너지원의 영향으로 PM은 15%, 황산화물은 273% 더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또한 총 에너지 사용량으로 보면 29%, 화석 연료 사용량은 37%가 적고, 반면 물의 사용량은 56%가 더 많습니다.
3. 환경 영향도는 어떻게 구분하나?
이 보고서는 환경 영향도를 4가지 카테고리로 나누고 있습니다.
첫째, 지구 온난화 영향(GHG, CO2, 블랙카본 등)
둘째, 대기 오염 영향(오존, 휘발성유기화합물, 일산화질소, 질소산화물, PM, 황산화물 등)
셋째, 인체 및 지역 생태계 영향(인체 유해 물질, 토양 산성화, 부영양화, 수질오염 등)
넷째, 에너지원 소비(물 소비, 광산 및 화석 연료 소비 등)
4. 배터리 제조를 위한 원자재 채굴 및 가공 단계
차량 크기와 타입 뿐 아니라 배터리까지도 재료 구성과 그 재료의 소스가 나오는 장소까지 영향을 줍니다. BEV와 ICEV의 재료 차이는 주로 배터리, 전자 부품, 전기 모터에서 발생합니다. BEV는 구리, 아연, 니켈 그리고 알루미늄, 코발트, 흑연, 리튬, 마그네슘 같은 광물질을 많이 필요로 합니다. 알루미늄은 경량화를 위해 많이 쓰이는데 BEV는 배터리가 워낙 무겁기 때문에 ICEV 보다 알루미늄을 더 많이 쓰는 경향을 보입니다. 알루미늄은 굉장히 채굴 및 가공에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고 직접적으로 GHG를 발생시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코발트, 흑연, 리튬 같은 광물질로 만드는데 이것을 추출하고 가공하는 작업에서 배터리 생산에서 나오는 전체 GHG의 20%가 발생합니다.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인체 유해물질은 ICEV 보다 BEV에서 2.2~3.3배가 더 많이 발생합니다.
BEV의 배터리와 마그넷에는 희토류가 사용됩니다. 마그넷에 사용되는 희토류는 네오디뮴인데, 네오디뮴은 피부, 눈, 점막을 자극할 수 있고 장시간 노출되었을 경우 폐색전증 및 간손상을 유발합니다. 마그넷에 사용되는 또 다른 희토류는 디스프로슘으로, 용해되었을 때 독성을 지니는 물질입니다.
5. 차량 및 배터리 생산 단계
Equipment life cycle의 2번째 단계는 차량 및 배터리 제조와 조립입니다. 차량의 중량, 파워트레인, 재료, 연료 소비, 주행거리 등이 영향을 주게 되는데 보통 차가 클수록 재료가 더 많이 필요하고 라이프사이클 각 단계마다 에너지가 더 많이 필요합니다.
재료 구성의 변화는 제조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량을 늘릴 수는 있지만 인유즈 단계에서는 연료 소비량과 중량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차량의 라이프타임 주행거리가 길수록 생산 단계에서 발생한 환경 영향도의 비중은 작아지게 됩니다.
제조 단계에서는 배터리 생산이 가장 큰 에너지를 사용하고 이에 따른 환경 영향도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력원이 무엇이냐(화석, 천연가스, 재생에너지 등)에 따라서 제조에 필요한 에너지와 그에 따라 발생하는 GHG는 10~70%까지 차이가 발생합니다.
6. 차량 인유즈(연료의 라이프사이클 포함) 단계
ICEV의 경우 에너지원은 보통 석유, BEV는 전기입니다. 이 둘은 연료 라이프사이클에서 뿐 아니라 브레이크나 타이어로부터 나오는 PM이 일부 발생할 수 있습니다. BEV는 인유즈 상태에서 차량으로부터 GHG나 다른 배출가스를 발생시키지 않습니다. 하지만 연료의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하면 차량 충전의 업스트림으로부터 배출가스가 발생합니다.
업스트림이란 인유즈 이전 단계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충전의 업스트림(upstream)이란 발전을 위해 사용되는 연료의 추출, 정제 그리고 운송 등을 모두 포함하게 됩니다.
반대로 다운스트림은 인유즈와 End of life management 사이의 단계를 의미합니다. 당연히 다운스트림(downstream)에서 ICEV는 GHG 배출량이 매우 높습니다. ICEV의 업스트림 과정에서 GHG는 추출 효율성 및 정제 과정 등 석유의 성질과 관련돼 있습니다. 다운스트림 동안 GHG는 엔진의 연료 효율성과 차량의 라이프타임 주행거리에 따라 달라집니다.
BEV의 업스트림에서 나오는 GHG는 발전소의 연료 타입과 에너지 효율성에 있습니다. 또, 차량에 전기를 공급하는데 사용되는 transmission infra도 중요합니다. 다운스트림에서는 차량의 특징과 에너지 효율이 중요합니다.
업스트림 팩터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발전원의 혼합(mix) : 화력발전이 가장 높은 GHG, SOx, PM 라이프사이클을 가집니다. 원자력/수력/재생 에너지는 라이프사이클 동안 GHG 발생은 없지만 시설의 설립 및 관리 과정에서 배출이 됩니다. 따라서 국가마다 어떤 발전원이 혼합돼 있느냐에 따라 환경영향도에 차이를 보입니다.
- 충전 패턴 : 연간 총 발전량을 계산해 보는 것도 BEV 충전에 따른 환경 영향도를 가늠해보는 방법이지만, 이것은 전기의 수요/공급 역동성을 고려하지 못합니다. 더 정확한 평가를 위해 예를 들어, 연간 및 하루 단위의 전기 수요 추이를 파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재생 에너지 공급량이 높은 시간대(예. 태양광은 대낮)에 충전이 집중되게 되면 훨씬 적은 GHG를 발생하게 됩니다.
- 전도 효율 : 발전 및 충전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 및 GHG 발생을 인유즈 기간 동안 배터리 사용을 통해 상쇄 시킬 수 있습니다. 미국의 평균적인 발전원은 저배출 자원(원자력, 수력, 태양, 풍력 에너지)이기 때문에 인유즈 기간의 배터리 효율은 이를 훨씬 더 많이 상쇄시킵니다.
다운스트림 팩터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엔진 효율 : ICEV는 가솔린 저장된 에너지의 12-30%밖에 전환을 못하고 BEV는 grid에서 나오는 에너지의 80%를 전환합니다. 회생제동이 10-20%를 다시 잡아내기 때문에 BEV의 효율성은 더 증가합니다.
- 차량 크기 및 무게 : BEV의 에너지 소비는 차량 크기 및 무게에 매우 민감합니다. BEV는 동급 ICEV보다 14~29% 무겁습니다. 이것이 에너지 효율을 떨어트리는 원인이 됩니다.
- 주행 스타일 : 회생제동을 잘 못 사용하게 되면 BEV가 누릴 수 있는 추가적인 에너지 효율은 상쇄됩니다.
- 보조 시스템 : 에어컨, 히터와 같이 전기를 소모하는 보조 시스템의 사용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에너지 소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보조 시스템은 BEV와 ICEV가 유사하지만, BEV는 히팅을 하기 위해 반드시 배터리에서 에너지를 끌어와야 하므로 ICEV 대비 불리한 부분입니다.
BEV는 다운스트림에서 배출가스가 나오지 않으므로 인유즈 환경 영향도는 미약합니다.
7. 차량의 End-of-Life
차량의 마지막 라이프사이클은 end of life입니다. 차량 부품의 재사용, 재활용 및 처분을 포함합니다. BEV의 마켓쉐어가 늘어날수록 연료에 의한 환경 영향도 보다는 재료에 의한 영향도가 커질 것입니다. 일부 연구 결과 의하면 재사용/재활용 프로세스의 구축이 정말로 중요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재활용은 원자재 공급 체인의 resource intensity도 줄일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primary 알류미늄 생산은 scrap aluminum 생산보다 20배 더 에너지 집약적(energy intensice)입니다.
BEV의 어떤 부품들은 재활용 산업이 안정화 돼있지만 다른 부품은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들어 마그넷에서 나오는 회토류의 재활용 방안이 마땅치 않습니다.
End-of-Life에서 배터리가 부적절하게 처분됐을 때는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미국연방환경청(EPA)에 의하면 2014년 납축 전지의 재사용율은 거의 99%였고 미국에서 재사용율이 가장 높은 부품입니다. 하지만 납축전지가 매우 성숙한 기술로 지난 반세기 동안 표준 배터리 기술로 자리잡은 것과 달리 BEV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리튬이온 배터리의 재활용 산업은 아직 발달돼있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이의 재활용율은 5%이하입니다.
미국에너지국(Department of Energy)는 리튬이온 배터리 재활용 prize까지 만들어 연구자들의 성과를 장려하고 재활용 연구개발 센터인 ReCell 센터도 만들었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재사용은 환경 영향도를 20%이상 줄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8. 연구 결과
총 38개의 LCA를 리뷰한 결과를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 원자재 및 생산 단계에 관련된 GHG 발생은 BEV가 ICEV보다 1.3배~2.0배 높았지만, 초기 인유즈 단계에서 모두 상쇄되는 수준임
- 일반적으로 BEV가 인체 유해물질, 지역 생태계 오염(채굴, 재활용)에는 더 큰 책임이 있으며 이는 배터리에 필요한 광물 채석과 관련있음
- 발전원의 종류와 업스트림 프로세스에 따라서 배출가스 팩터는 많이 달라짐. 더욱이 발전원의 mix에 따라도 영향을 받으므로 국가별 에너지 전략에 따라도 달라질 수 있음
- 라이프타임 주행거리가 길수록 생산 단계에서의 환경 영향도를 상쇄시킬 수 있으며, 전체 라이프사이클에서 더 환경 친화적 영향도를 보임
- 배터리 화학구조에 따른 영향도 다양함. 배터리 자체 성능과 그에따른 2차 효과(주행거리, 내구)에도 영향을 주지만 화학구조에 따라 재사용/재활용이 어려운 배터리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