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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안] R1T의 오너스 메뉴얼 살펴보기

21c형Pilot 2021. 9. 26. 11:24

https://rivian.com/support/article/r1t-owners-guide?fbclid=IwAR0Q8Xsh31pDngI2PXXSeVLjO-nB-hq-zs6auA5_BmNgqbHx97HO12ktfv0 

 

R1T Owner's Guide - Support Center - Rivian

The Rivian R1T Owner's Guide contains everything you need to know about operating your R1T. This guide includes information on access, climate, Bluetooth capabilities, vehicle operations, charging and other features.

rivian.com

 

 

리비안의 첫 픽업 모델인 R1T의 오너스 메뉴얼이 공개되었다. 신생 기업이 첫 모델을 내놓으면서 만든 오너스 메뉴얼에는 기존의 것과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혹은 단순히 어떤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는지 궁금해서 주요 내용만 간단히 정리해보고자 한다.

스마트폰이 생기기 이전에는 휴대폰을 샀을 때 사용 설명서라는 것이 있었다. 설명서를 읽으면서 휴대폰 사용법을 익히곤 했다. 내 기억에 스마트폰을 처음 구매했을 때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 사용 설명서가 제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기능이 훨씬 많아지고 알아야할 것도 많아졌는데 설명서는 오히려 사라졌다? 지금이야 설명서를 제공해주지 않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지만 당시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설명서가 사라진 이유는 다음과 같이 추측해볼 수 있다.

첫째, 기능에 대해 설명할 것이 너무 많아 문서로 제공하기 어렵다. 즉, 문서의 양이 너무 많아지고 사람들은 읽지 않을 것이라는 것.

둘째, 사용자 입장에서 결국 스마트폰 사용의 핵심은 기기가 아닌 앱이다. 앱은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이용하며 계속해서 다운로드를 할 것이고 그 앱들의 사용 방법이 중요한 것이지 스마트폰 HW에 대한 설명은 굳이 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셋째, 경험을 바탕으로 금방 사용법을 익힐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동차는 어떨까?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의 변화처럼 자동차 역시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다양한 전자 기반 기능들이 추가되었고 전기차 시대의 도래와 더불어 기존의 것들이 사라지는 것 만큼이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아졌다. 그렇다면 자동차 역시 차량의 사용법은 운전자의 경험에 맡기고 앞으로 오너스 메뉴얼을 제공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현대자동차 2004년형 그랜저 XG의 오너스 메뉴얼은 총 6가지 카테고리에 대해 257 페이지에 걸쳐 차량 사용법을 설명해두었다. 그리고 17년이 지난 현재의 2021년형 그랜저 IG는 총 10개 카테고리 413페이지의 오너스 메뉴얼을 제공하고 있어 오히려 분량이 60%나 늘어났다. 자동차의 오너스 메뉴얼은 차량의 기능이 많아짐에 따라 선형적으로 그 분량 역시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자동차 회사들도 앞서 소개한 스마트폰 제조사의 사례와 같이 아래와 같은 고민들을 했을 것이다. 

"400 페이지가 넘는데 이걸 다 읽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요즘 사람들은 궁금한 것이 생기면 메뉴얼을 읽으려고 하기 보단 동호회 카페에 글을 올려 물어보고 답을 찾던데?" 

"앞으로 OTA S/W 업데이트가 일상화되면(기능 추가 관점에서 마치 스마트폰에 새로운 앱을 계속 다운로드하는 것처럼) 이 오너스 메뉴얼은 어떻게 관리 및 제공돼야 할까?"

스마트폰과 자동차의 차이는, 스마트폰은 사용법을 몰라 헤매도 조금 불편하고 시간이 소요될뿐 내 일상에 큰 영향을 주진 않지만 자동차는 올바른 사용 및 관리법을 모르면 차량의 고장 및 사고의 원인이 되며 최악의 경우 사람의 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나리오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자동차가 전동화, 전장화되어도 내가 '바퀴달린 아이폰'이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자동차 회사들은 소비자의 올바른 사용 및 차량 관리 방법을 알려주고, 위급 시 대응 방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향후 도로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 법적 소송 등이 발생할 경우에는 기업 스스로를 보호하고, 기타 여러가지 목적에 의해 아직도 수백 페이지 분량의 오너스 메뉴얼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디지털화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트렌드 역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아마 모르긴해도 어떻게 이 다양한 정보를 효과적인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 다양한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위에서 언급한 자동차 회사의 세 번째 고민항목에 대해서 테슬라는 자신들만의 간단한 솔루션을 내놓았다. 오너스 메뉴얼을 디지털파일로 제공하면서 커버 페이지에 S/W 버전을 표시해 두었다. 인쇄된 오너스 메뉴얼은 업데이트가 불가능하니, 메뉴얼을 PDF 파일로 제공하면서 S/W 버전 업데이트 때 오너스 메뉴얼의 내용이 바뀌어야 한다면 버전을 명시해 두고 파일도 새로 작성해 제공해주는 것이다. 차가 한번 생산이 되면 차의 성격을 변화시킬 것은 S/W이기 때문에, S/W 버전을 바탕으로 오너스메뉴얼을 업데이트하겠다는 것은 굉장히 테슬라다운 또 합리적인 생각이다.

앞으로 다른 제조사들도 OTA S/W 업데이트가 일반화되면 오너스 메뉴얼은 우선 이런 방향으로 제공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 여전히 자신의 차량에 다운로드된 최신 S/W 버전을 인지하고 오너스 메뉴얼을 굳이 찾아보려고 할지는 미지수지만 말이다.

 

 

이제 리비안 R1T의 메뉴얼을 보겠다. 오너스 메뉴얼의 특징 보다는 차량의 특징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위주로 소개를 하게 될 것 같다.

1. 페이지

리비안 R1T의 오너스 메뉴얼은 총 178 페이지다. 일단 페이지 수가 적어서 놀랐다. 물론, 양이 많다고 좋은 오너스 메뉴얼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모델에 비해 차이가 많은 편이다. 특히, 픽업트럭은 일반 승용차의 기능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채 카고 능력까지 추가된 것이기 때문에 차에 대해 설명할 것이 늘어나 보통 승용차보다 오너스 메뉴얼의 양이 많은 편이다. 예를들어 포드의 F150의 경우 무려 703 페이지에 이른다. ICE에서 BEV로 가면서 차량의 구조나 사용방식이 단순화되어 분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예측할 수 있지만 그래도 703 페이지와 178 페이지는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차이다.

참고로 테슬라 모델 3는 248 페이지, VW ID.4는 417 페이지, 그리고 포드의 Mach-E는 439 페이지의 오너스 메뉴얼을 제공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기존 자동차 기업들이 오너스 메뉴얼의 분량을 많이 할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 역시 자동차 산업을 바라보는 기존 기업들과 신생 기업의 시각 차이라고도 보여진다. 

 

2. 실내 인테리어

오너스 메뉴얼으로 본 리비안 R1T는 차량의 조작 관점(변속 레버, 페달, 점화 장치 조작 등)에서는 기존의 차량들과 크게 차별화를 가져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대한 본연의 직관적인 조작을 위해 전통적인 조작기들을 대부분 유지해 두었다.

 

3. Opening/Closing

R1T는 총 4 가지 유형의 키를 제공한다. 스마트키(fob), 스마트폰키, 키카드 그리고 Wristband다. Active Lock/Unlock이라는 것은 키를 실제 차량에 가져다 대거나 버튼을 눌렀을 때 작동하는 것을 말하고, Passive는 키를 소지하고 있는 상태로 차량 근처로 다가가기만(멀어지기만) 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닫히는) 것을 말한다.

 

4. Door Handle

외부 도어 핸들은 키를 통해서 차량을 Unlock 시키면 자동으로 히든 핸들이 튀어나와 문을 열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실내 도어 핸들도 기존 방식과 다르지 않다. 다만, 차량이 Lock 되어 있다면 Unlock + Open을 위해 도어 핸들을 두 번 당겨야 한다. 도어 핸들을 당긴다는 의미는 문을 열겠다는 의도인데 왜 두 번을 당겨야 할까? 추측컨데, R1T 사진을 보니 차량 Unlock 버튼이 따로 없는 것으로 보아 그 기능을 도어핸들에 적용한 것 같다. 예를들어, 내가 누군가를 픽업할 때 밖에서 차량 문을 열고 들어올 수 있도록 Unlock을 시켜줘야하는데 지금까지는 Unlock 버튼이 보통 따로 제공되었지만 이제 그 버튼을 삭제하려다보니 Unlock 기능을 도어 핸들 1회 당김으로 대체한 것이 아닐까 싶다. 괜찮은 방식인 것 같다.

 

 

5. Thumb Control (사이드 미러)

스티어링휠 우측에 위치한 Thumb Control으로 사이드 미러를 조절할 수 있다. 미러를 위/아래, 좌/우로 조절하여 운전자 시야에 맞게 맞출 수 있다. 지금까지는 보통 이 조작기는 도어 암레스트에 위치해 있는데 R1T는 스티어링휠로 옮겨두었다. 차량 내부에는 정말 많은 조작기가 있는데 가끔은 이들의 위치에 의문이 드는 경우들도 있었다.

예를들어, 방금 이야기한 사이드 미러 조작 버튼도 도어 암레스트에 있고, 드라이브 모드 변경 버튼도 변속 레버 근처에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왜 그럴까 생각을 했었다. 정말 그 위치가 최적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막연히 사이더 미러 조절 버튼은 사이드 미러가까이, 드라이브 모드 변경은 변속 레버 가까이, 이렇게 일종의 제어 대상이 되는 부품 가까이 두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주행 중 드라이브 모드를 변경하기 위해서 전방에서 시선을 떼고 눈을 깔고 변속 레버쪽을 바라보고 버튼을 누르거나 아니면 시선은 전방을 주시하고 손을 더듬더듬거리며 버튼을 찾아 누르는 것은 전혀 실용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 위험하기도 하다. 심지어 테슬라는 터치 스크린의 몇 차례 조작을 통해 모드를 변경시킬 수가 있다. 현대 아이오닉 5의 경우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드디어 스티어링휠로 옮겨두었다. 이제는 불편한 없이 언제든 주행 중에 왼손 엄지 손가락으로 모드를 바꿀 수 있다. 앞으로는 이런 방향으로 조금 더 유저 친화적이고 안전한 UX를 기대해 본다.

 

 

6. 공조 기능

기본적인 공조 기능을 포함해서 열선/통풍 시트, 열선 스티어링휠까지 이제 보급화된 대부분의 공조 기능들은 모두 제공되고 있다. 이 기능의 조작은 센터 터치 스크린을 통해서 조작할 수 있다.

 

7.  디스플레이(스크린)

 

R1T의 디스플레이는 세 가지로 나뉜다. Driver Display, Center Display 그리고 Rear Display다.

 

이 중에서 Driver Display는 터치스크린이 아니다. 단지 주행과 관련된 안전 정보만을 제공해주는 것으로 기존 전통적인 차량의 클러스터를 생각하면 된다. Center Display는 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다양한 조작 기능이 포함되며 Rear Display는 후석 탑승자를 위한 다양한 편의 기능에 대한 정보 및 조작 기능을 제공한다.

 

R1T의 Driver Display

 

최근들어 실내에 대형 터치 스크린이 탑재되는 것은 거의 공통적인 트렌드가 되었다. 그 트렌드 중에서도 여러가지 유형으로 나뉘게 되는데(전기차 기준)

- 테슬라 모델 3/Y처럼 대형 센터 터치 스크린만 배치한 경우

- 모델 S/X, 포드 Mach-E 및 리비안 R1T와 같이 대형 센터 터치 스크린뿐만 아니라 기존 클러스터를 그대로 남겨둔 경우

- 현대 아이오닉 5, VW ID.4와 같이 대형 센터 터치 스크린 없이 기존 디스플레이 형태를 유지하되 크기를 키운 경우

- 벤츠 EQS와 같이 초대형 터치 스크린을 사용하는 경우

https://21cpilot.tistory.com/48

 

차량 내 대형 터치스크린, 안전과 혁신 사이의 어떻게 균형 잡아야 하는가

요즘 차량에 점점 터치 스크린을 넣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테슬라, 그리고 최근에 벤츠 S클래스와 포드 Mach-E에서도 보였구요, 신형 아우디 A3의 전자 시스템 PM인

21cpilot.tistory.com

크게 이 정도로 나눠볼 수가 있다. 여러 유형들은 클러스터의 유무에 따라서 두 가지로 크게 나눠볼 수도 있다. 포드 Mach-E의 예를들어보면,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클러스터에서 제공되는 수 많은 정보들 중에 안전 주행과 직결되지 않는 것들은 대형 센터 터치 스크린으로 옮겨두었고, 운전자가 주행 중 실시간으로 반드시 확인해야하는 정보들(차량 속도, 주행보조 기능 On/Off 상태 등)은 클러스터에 남겨두었다. 이는 대형 센터 터치 스크린의 장점을 제공하되 운전자의 시야를 분산시키지 않고 주요 안전 정보들은 정면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설계 의도가 담겨있다고 보여진다. 테슬라 모델 3/Y는 클러스터가 없이 차량 속도나 오토파일럿 정보 등이 모두 센터 터치 스크린에서 제공되고 있어 관련 정보를 확인하려면 우측으로 시야를 돌려야 해서 주의분산을 일으킬 수 있는 이슈가 있다.

 

 

8. 드라이브 모드

리비안 R1T는 크게 다섯 가지 드라이브 모드를 제공한다.

- All Purpose : 컴포트, 오프로드, 스포트까지 모두 제공하는 다목적 모드이다. 현대차의 스마트 모드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 Conserve : 주행거리를 극대화하고 에너지를 아끼는 모드. 에코 모드라고 이해하면 된다.

- Sport : 스포티한 주행을 위한 모드이다.

- Off-Road : 오프로드 주행에 최적화되며 Auto, Rock Crawl, Rally, Drift 모드라는 하위 선택지가 존재한다.

- Towing : 토잉에 최적화된 모드이다.

Ride Hight도 조절할 수 있으며 높이에 따라 Max/High/Std/Low/Lowest 중 선택할 수 있다. 단, 주행 최적화를 위해 모든 드라이브 모드에서 이 선택지가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들어, Sport 모드에서는 Low와 Lowest, Off-Road Auto 모드에서는 Max와 High만 선택할 수 있다.

 

 

9. 주행보조 시스템

R1T가 미국 최초 전기 픽업트럭으로 출시될 것으로 기대되며 친환경 픽업 트럭과 관련된 기대를 계속 받아왔지만 주행보조 시스템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테슬라가 전기차 본연의 뛰어난 성능뿐만 아니라 오토파일럿이라는 업계 최고 수준의 주행보조 시스템이 주도하는 차량 상품성을 만들어냈다면, R1T는 픽업 성능 위주로 우선 상품성을 강조하려는 전략인 것 같다.

R1T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와 하이웨이 어시스트가 탑재되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키는 방법은 테슬라와 동일하다. 오른쪽 스토크를 아래로 한 번만 내려주면 현재 타겟 속도로 설정이 되어 작동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킬 수 있는 최소/최대 속도는 각각 20, 80 mph이다. 테슬라 모델 3의 경우 18 ~90 mph에서 설정할 수 있어 조금 더 넓은 속도 범위를 제공하고 있다. 주행 속도와 차간 거리는 다른 제조사들과 마찬가지로 스티어링휠에 있는 Thumb Control을 통해 쉽게 조절할 수 있다. 단,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Off-Road 모드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하이웨이 어시스트는 레벨 2 수준의 주행보조 시스템이며 작동방식은 역시 테슬라 오토파일럿과 같이 레버를 아래로 두 번 연속 당겨주면 된다. 하이웨이 어시스트는 Off-Road 모드와 Tow 모드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이 두가지 핵심 ADAS외에도 Blind Spot Warning, Forward Collision Warning, Automatic Emergency Braking 등 다양한 능동 안전 기능들이 탑재되어 있다. 다만, 주행보조 기능이 그랬듯 이러한 능동 안전 기능들도 대부분 Off-Road 모드와 Tow 모드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나 역시 현재 주행보조 기능이 전혀 없는 자동차를 10년 가까이 타고 있는데, 최근 기회가 되어 현대차 HDA를 장기 시승해볼 기회가 있었다. 그러다 다시 내 차를 주행하게 되면 마치 내 차에 주행보조 기능이 있다고 착각하고 멘탈 모드가 Carryover되어버리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평소에 On-Road에서 다양한 주행보조 기능에 의존하여 주행하던 운전자가 Off-Road에서 주행을 하는 순간에 멘탈 모드를 제대로 가져가는 것 역시 이 차량의 이슈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비슷한 예로, 자율주행 트럭을 활용한 군집주행에서 추종 트럭에 탑승한 운전자가 군집 주행이 끝나 스스로 운전을 할 때, 자율주행 시의 멘탈 모드가 Carryover되어 안전 주행에 문제를 일으키는 심리적인 이슈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10. 충전

오너스 메뉴얼을 통해 리비안이 권고하는 가장 좋은 충전 방식은 가정 내 Rivian Wall Charger를 사용하는 것이고, 운행 중에는 Rivian Adventure Network, Rivian Waypoints 그리고 공공 충전 시설에서 충전이 가능함을 알려주고 있다.

Rivian Adventure Network는 테슬라 수퍼차저와 같은 브랜드 전용 충전 시설이며, 2023년까지 600개 이상의 충전소 및 3500개 이상의 DC 급속 충전기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Rivian Adventure Network 계획

 

Rivian Waypoint는 쇼핑몰, 레스토랑, 호텔 등에 위치한 레벨 2 충전기를 말한다. 리비안은 2023년까지 미국, 캐나다 전역에 10,000대의 Rivian Waypoint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리비안 역시 차량의 센터 터치 스크린을 통해 Rivian Adventure Network와 Rivian Waypoint를 쉽게 검색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리비안 R1T의 충전구는 차량 전면부에 위치한다. 그리고 충전 상태에 따른 Port Light를 달리하여 사용자가 현재 충전 상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

 

 

11. 프렁크(프런트 트렁크)

전기차의 차별화된 상품성 요소 중 하나인 프렁크는 차량 Unlock 상태에서 프렁크 커버 전면부(즉 후드 전면부)를 눌러주면 열리게 된다. (확실하지 않지만) 테슬라의 경우 프렁크를 터치 스크린을 통해서만 열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외부에서 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더 직관적인 방식인 것 같다. R1T의 프렁크를 열면 저장공간 외에도 워셔액 주입구, 충전 악세사리(프렁크 하단 커버를 열면), 12V 아웃렛이 있다. 한가지 눈에띄는 것은 비상탈출 버튼인데(위 도면 상 2번), 이것은 사람이 안에 갇혔을 때 누르고 탈출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모든 승용차의 트렁크에는 법규 요구사항이다. 사람이 실수로 갇히거나 납치를 당했을 때 탈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 법규는 트럭에는 요구되지 않는다.

미연방안전규정 FMVSS 401 Interior Trunk Release는 트렁크 비상 탈출 장치를 요구하는 법규이다. 그런데 이 법규는 분명 적용 대상을 승용차로 한정하고 있다.

S1. Purpose and scope. This standard establishes the requirement for providing a trunk release mechanism that makes it possible for a person trapped inside the trunk compartment of a passenger car to escape from the compartment.

S2. Application. This standard applies to passenger cars that have a trunk compartment. This standard does not apply to passenger cars with a back door.

그 이유를 추측해보면 픽업 트럭은 오픈된 카고 공간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람이 갇힐 일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기차 시대가 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픽업 트럭도 전동화가 되며 엔진과 변속기가 사라지고, 승용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그 공간을 프렁크로 만들 수 있게 되며 트럭에서도 드디어(?) 사람이 갇힐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게 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오픈베드 공간도 토너 커버를 이용해 밀폐된 카고 공간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 때 역시 비상 탈출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 두었다.

만약 최소한의 법규만 만족하기 위해 픽업 트럭인 R1T에 프렁크 비상탈출 장치를 제공하지 않았더라면 분명 비난을 받았을 것이다. 픽업 트럭임에도 불구하고 프렁크에 비상탈출 장치를 제공한 것은 리비안의 Good Faith일 수도 있고, 혹은 사전에 NHTSA와 의논해 얻은 결론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앞으로 전기 픽업트럭에서도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밀폐 화물공간이 생겼으니 이 탈출 장치는 반드시 장착되어서 나와야 할 것이다.

R1T의 프렁크 비상탈출 장치

 

 

12. 차량 보안

테슬라 센트리 모드와 같이 여러대의 카메라를 활용해 차량 주변을 감시하는 보안 기능도 제공한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픽업 트럭 답게 오픈된 화물 공간까지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가 한개 더 추가되어 있다.

 

 

13. Legal and Reference

끝으로, 특이하게도 리비안 R1T의 오너스 메뉴얼의 마지막 챕터는 Legal and Reference로 구성이 되어 있다. 미국과 캐나가 규제 당국으로부터 각종 전파 인증을 받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이 의무 제공사항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확실하지 않음) 어떤 목적으로 제공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마무리

이 외에도 많은 정보들이 담겨져 있지만 조금 특이했던 부분만 13가지 정도 추려서 정리해 보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너스 메뉴얼을 읽으면서 느낀점은 우선 양이 많지 않기도 하지만 줄 간격이나 여백 등이 적절히 되어 있어 읽기 편했다. 다른 오너스 메뉴얼들이 마치 책을 읽는 것과 같다면 R1T의 메뉴얼은 정말 정보의 효율적인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특수 문서 같이 보여진다. 가독성이 매우 좋고 그림도 크게 그려져 있어 보기에 편하다.

현대 싼타페 하이브리드 오너스메뉴얼 목차

위 내용은 현대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오너스 메뉴얼 목차이다. 일목 요연하게 카테고리가 잘 구분되어 있다. 전기차가 아무리 구조가 단순화되었다고 해도 오너스 메뉴얼은 소비자 입장에서 쓰여진 문서이기 때문에 차량 내 경험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오너스 메뉴얼이 단순해질 것도 없다.

테슬라 모델 3 오너스 메뉴얼 목차

테슬라 모델 3의 경우도 싼타페와 비교해서 조금 간소화된 모양새지만 다른 메뉴얼들과 마찬가지로 칼럼 나누기까지 활용하며 빽빽하게 많은 정보들이 제공되고 있다.

 

 

리비안 R1T 오너스 메뉴얼 목차

리비안 R1T는 오너스 메뉴얼 목차부터 차별화가 되어있다. 기존과 카테고리 나누는 방식이 달라 어떤 기준으로 나뉘었는지 잘 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그리고 본문은 칼럼 나누기도 하지 않았다. 아마 읽기 편하게 느껴졌던 것은 이런 이유가 컸던 것 같다. R1T는 전기차이고 픽업트럭이기 때문에 충전과 카고 공간에 대한 설명이 일반 승용차에 비해 추가되어 오너스 메뉴얼의 양도 많을 것이라 생각했는데(앞서도 얘기했지만 포드 F150은 700 페이지가 넘음) 178페이지라는 공간에, 그것도 칼럼 나누기도 하지 않고 어떻게 꼭 필요한 정보를 다 담아내었는지는 기존 제조사들이 면밀히 분석해보고 벤치마킹해야할 부분인 것 같다.

오너스 메뉴얼이 꼭 "읽기 위한" 서류가 아니라 으레 "제공되어야" 하는 서류가 된지는 오래지만, 문서의 형태가 종이 책자에서 디지털 파일로 바뀌었듯이 내용 역시 디지털 시대 흐름에 맞춰 가다듬어질 필요는 있어 보인다. 앞으로의 오너스 메뉴얼은 그냥 받아두는 자료에서 읽어보고 싶은 자료로 바뀌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