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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DMV 2020 Disengagement Report] (5) ZOOX

21c형Pilot 2021. 2. 13. 11:14

캘리포니아 DMV의 2020 Disengagement Report 시리즈의 다섯 번째, ZOOX입니다. 사실상 ZOOX까지만 단독 기업으로 분석을 하고 나머지는 주요 몇개 기업만 같이 묶어 간단히 소개하는 것으로 이번 시리즈를 마칠까 합니다.

ZOOX가 지난해 아마존에 인수되었을 때만해도 물류 배송 자율주행 자동차가 곧 나오겠구나 했는데 일단 로보택시가 먼저 개발되어 공개가 되었습니다.

<ZOOX의 로보택시(출처 : ZOOX)>

물론 실제 출시는 아직 수년이 남았다고 CEO 제시 레빈이 직접 밝히긴 했지만 로보택시 전용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한 기업은 몇 되지 않기 때문에(웨이모도 차량은 자체개발하지 않고 퍼시피카, I-PACE 등을 활용) 의미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 기자가, "물류 배송 자율주행 자동차를 먼저 공개할줄 알았다."는 이야기를 하니, 제시 레빈은 "사람이 탑승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하면 물류를 태우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는 먼저 로보택시에 집중할 것."이라는 대답을 했습니다. 물류배송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들고 실증사업을 해서 얻은 노하우와 데이터로 더 안전하게 개발해서 사람을 태우는 것이 더 맞다고 생각되기도 하는데요, 어쨌든 ZOOX의 방향성은 그렇습니다.

물론 작년 말에 최초 공개한 차량이기 때문에 2020년도에는 실제 실도로 평가를 본격적으로 시행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DMV에 제출한 ZOOX의 충돌 보고서를 보니 캘리포니아 지역에서의 평가는 토요타의 하이랜더 차량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ZOOX의 자율주행 평가차량, 토요타 하이랜더(출처 : ZOOX)>

평가지역은 크루즈와 마찬가지로 샌프란시스코입니다. 워낙 복잡한 동네이기 때문에 샌프란시스코에서 평가를 한다고 하면 데이터를 조금 더 관심있게 들여다 보게 됩니다.

 

1. ZOOX는 캘리포니아에서 몇 대의 자율주행 자동차를 평가하였나?

2019년 ZOOX는 총 32개의 VIN을 신고했고 신고된 모든 차량을 평가에 사용했습니다. 2019년 6월까지는 10대 가량의 차량만 평가에 사용했는데 이후로 20대의 차량이 추가 투입되어 평가를 진행했지만 대부분 1,000마일 이하로 주행해서 초반에 활용된 차량의 마일리지(평균 6,000마일 수준)에 비하면 많이 적은 수치입니다.

2020년에는 45개의 VIN을 신고했고 역시 신고된 모든 차량을 평가에 사용했습니다. 웨이모와 비슷하게 ZOOX는 4,5월에 평가를 거의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대의 차량만이 4,5월에도 평가를 계속하였는데 주행거리는 182마일만 기록했습니다. 역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영향이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전체 플릿에서 5,000마일 이상을 주행한 차량이 한대, 4,000마일 이상 주행한 차량도 3대가 있었고 2,000~3,000마일대를 기록한 차량의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2. ZOOX 자율주행 자동차의 자율주행 시스템 해제 빈도는 어떠한가?

우선 2019년도 데이터입니다.

  • 신고된 VIN : 32개
  • 실제 평가한 차량 대수 : 32대
  • 실제 주행한 총 거리(32대) : 67,015 마일
  • 실제 주행 중 발생한 해제 횟수 : 42회
  • 자율주행 시스템 해제당 평균 주행 거리 : 1,596 마일/해제

다음은 2020년도 데이터입니다.

  • 신고된 VIN : 45개
  • 실제 평가한 차량 대수 : 45대
  • 실제 주행한 총 거리(32대) : 102,521 마일
  • 실제 주행 중 발생한 해제 횟수 : 63회
  • 자율주행 시스템 해제당 평균 주행 거리 : 1,627 마일/해제

2020년에는 전년도 대비 평가 차량이  13대 늘었고, 실제 주행 거리도 50% 가량 증가했습니다. 차량 한대당 주행거리가 증가한 셈입니다. 시스템 해제당 평균 주행 거리도 개선되어 ZOOX의 데이터는 양과 질적으로 2019년도 대비 소폭 상승한 것으로 예상합니다. 기업별 비교가 아닌 같은 기업의 연간 데이터 비교는 그나마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여전히 세부적인 전략의 변화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단순 참고용으로만 해석해야겠습니다.

ZOOX의 플릿중 단 한번이라도 시스템 해제를 경험한 차량의 '시스템 해제당 평균 주행 거리'는 대부분 1,000마일 이상을 기록하면서 471~3,858 마일의 범주를 보였습니다. 한번도 시스템 해제를 경험하지 않은 차량 중에서는 3,999마일을 주행한 경우도 있었고 해당 플릿의 절반 가량은 1,000마일 이상의 주행 거리를 기록했습니다.

크루즈와 웨이모의 플릿이 시스템 해제당 주행거리가 2만 마일을 넘어가는 경이적인 수치를 보인 것에 비하면 1/10이 채 안되는 숫자입니다만 여전히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서 자율주행 모드 해제 없이 1,000마일 이상을 주행했다라는 것은 놀라운 숫자임에 분명합니다. 저도 수치를 눈으로 보고있지만 머리로 이해가 되지는 않네요.

 

3. ZOOX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어떤 경우에 주로 해제되었나?

ZOOX는 총 63회 자율주행 시스템 해제를 경험했습니다. 모두 도심 지역에서만 발생했고, 시스템 스스로 해제를 한 경우는 없이 백업 드라이버에 의해서만 해제되었습니다. 주요 해제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스템이 스스로 해제를 한 경우>

  • Prediction discrepancy; incorrect trajectory estimation for a vehicle cutting into lane of traffic / 차로 변경을 하는 차량의 거동 예측 실패
  • Planning discrepancy; during double parked vehicle avoidance maneuer, system planned incorrect trajectory / 이중 주차된 차량을 피하는 과정에서 경로 계획 실패
  • Planning discrepancy; system planned incorrect trajectory due to proceeding vehicle exiting parked state / 주차된 선행 차량이 움직일 때 경로 계획 실패
  • Prediction discrepancy; incorrect trajectory estimation of a vehicle driving through red-light / 빨간불에 주행한 차량의 경로 예측 실패
  • Panning discrepancy; system planned incorrect trajectory through left turn in intersection / 교차로 좌회전시 경로 계획 실패
  • Prediction discrepancy; incorrect trajectory estimation for a vehicle in intersection yielding for pedestrians / 교차로에서 보행자 양보하는 경로 예측 실패
  • Planning discrepancy; system planned incorrect trajectory around parked vehicle / 주차된 차량 주변에서 경로 계획 실패
  • Planning discrepancy; incorrect trajectory estimating during parking maneuver / 주차중 경로 계획 실패

ZOOX의 시스템 해제 원인을 보면 도심에서 평가를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그리고 웨이모와 크루즈의 사례에서는 언급된적 없는 주차 관련 계획/예측 실패가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 스스로 주차할 때 생긴 문제이거나, 혹은 주차된 선행 차량이 갑자기 출발할 때 대응을 하지 못한 문제이거나 거리에 이중 주차된 차량을 회피하는데 실패한 문제 등 주로 차량이 많고 복잡한 도심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시나리오들입니다. 딱 샌프란시스코 도심을 묘사하는 것 같네요.

 

4. ZOOX의 2020 해제 보고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잠깐 언급했지만 크루즈와 웨이모의 데이터는 머리로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나머지 기업들에 비해 소위 '넘사벽'에 해당하는 숫자를 보입니다. ZOOX는 이 리딩 기업에 가장 가까이 따라가고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고 특히 모기업 아마존의 지원으로 성장 속도를 더 빠르게 가지고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비록 ZOOX는 수치만 놓고 보면 크루즈, 웨이모와 격차가 심한 것으로 보이지만 ZOOX가 보여준 시스템 해제 관련 데이터들도 여전히 비현실적인(?) 수치이긴 합니다.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서 인간이 4,000마일을 운전한다고 했을 때 최소 수차례는 긴급 제동 혹은 조향을 할 시나리오를 마주하게 될텐데 이를 시스템이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였기 때문입니다.

  • 플릿 규모로 볼 때, 웨이모/크루즈가 1그룹, ZOOX가 2그룹, 나머지 기업이 3그룹을 구성할 것으로 보이는데 구체적인 데이터를 보더라도 ZOOX에 맞먹는 데이터를 만들어낼 3그룹 기업은 없어 보인다. ZOOX 역시 1그룹이 웨이모/크루즈에 비해 겉으로 드러난 수치는 많이 떨어지지만,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서 10만마일 이상을 주행하며 63번 밖에 자율주행 시스템 해제를 기록하지 않았다는 것은 여전히 대단한 수치이다.
  • 평가 지역은 샌프란시스코 도심이며 해제 원인으로 주차, 교차로, 보행자 대응 등 도심에서 주로 경험하게 되는 시나리오들이 언급되었다. 
  • 2021년에는 새로 공개한 전용 자율주행 자동차를 이용하여 평가를 시작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