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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율주행 트럭 동향과 Nuclear Verdict

21c형Pilot 2020. 4. 11. 18:48

자율주행 트럭의 주요 동향과 미국 화물 운송 업계의 Nuclear Verdict 이슈,

이 두가지 섹션으로 나누어 소개해 드립니다.  

1. 자율주행 트럭의 현주소

몇 가지 칼럼과 인터뷰 내용을 종합하여 공유드리겠습니다. 진부한 내용들은 최대한 버리고 요약하겠습니다. 먼저,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인 Kodiak Robotics의 CEO인 Don Burnette과 COO인 Paz Eshel이 World Economic Forum에 공동 기고한 The surpsing benefits of self-driving trucks입니다.


초창기 자율주행 트럭 컨셉은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진 못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트럭에 들어가 본 적도 없을테니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트럭이 매일 모든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트럭 운전은 미국에서 8천억 달러 수익을 내는 규모의 산업이다. 

우리는 트럭 업계에 대한 경험으로 오늘날의 자율주행 기술이 고속도로 주행에 가장 적합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2018년 Kodiak Robotics를 설립했다. 우리의 비전은 first/last mile에만 운전사를 투입시키고, 고속도로에서는 자율주행을 통해 화물을 운송하는 것이었다.

목표에 점점 더 가까워 질수록, 사람들이 우리를 더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번 째 이유는 안전하기 때문이다. 물론 자율주행차의 안전성 평가는 여전히 복잡한 문제로 남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로봇이 인간보다 안전할 것인가가 아니라 제 안전하게 될 것인가의 문제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현실과 마주해 보자. 고속도로에서 8만 파운드나 되는 트럭 옆에서 운전하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게다가 그 트럭에 운전사가 없다면 더욱 걱정할지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결국 그 광경이 공포 보다는 편안함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두번 째 이유는 화물 산업의 가장 큰 제약인 수면과의 전쟁에서 벗어나게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트럭 운전사들은 정시 도착을 위해 촌각을 다투고 있는데, 여기서 해방된 자율주행 트럭은 전혀 다른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다. 로봇은 오후 3시가 아닌 새벽 3시에 출발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는 교통 흐름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은 적지만 정말 중요한 자율주행의 혜택이 있다. 제한 속도를 지키는 것은 환경 측면에서 큰 효과를 본다. 차량은 평균 55mph로 달릴 때 보다 70mph로 달릴 때 17%나 더 나쁜 연료 효율을 보이며, 상대적으로 저속으로 주행하는 트럭은 도로의 마모를 크게 줄이고, 도로 유지/보수에 필요한 비용을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율주행 트럭이 일자리를 파괴할 것이라는 많은 주장들이 있지만, 트럭 운송 업계 사람들은 자율주행화가 그들에게 이로운 것이라고 믿고 있다. 장거리 운전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하루에 11시간 트럭 운전을 하는 것은 개인의 건강에도 좋지 않고 가족들과 며칠, 몇 달간 떨어져 있어야 하게 된다. 미국 트럭 운송 협회는 6만8천여명의 운전자가 부족하고 2028년에는 16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는데, 자율주행 트럭은 여전히 first/last mile을 위한 운전자들이 필요하고 이러한 작업은 트럭 운전을 좋아하지만 그들의 가족을 위해 생활 방식을 만들 수 없는 잠재적인 후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 결과 노동자들에게 조금 더 나은 효과가 있는 산업이 될 것이다.


아마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중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로봇이 인간보다 안전할 것인가가 아니라 언제 안전하게 될 것인가가 문제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라는 의견과, 시간이 지나면 현재의 공포심이 편안함으로 바뀔 것이라는 말은 마치 Elon Musk가 Smart Summon 기능에 대해 했던 말과 일맥상통하는 주장 같습니다.

Elon Musk는 작년 11월 MIT 교수인 Lex Fridman의 Podcast에 출연하여 이와 관련된 언급을 한 적이 있는데,

"테슬라가 주차장 문화를 바꾸고 있다. 잠재적인 문화, AI, 로봇틱스를 바꿀 영향력을 갖고 있다. 테슬라를 소유하지도, 심지어 들어보지도 보지도 못했던 사람들이 운전자가 없이 이동하는 테슬라는 보게되는 순간이다. 단지 기술일 뿐인가? 아니면 이것이 AI 세계에 대한 교육 방식이라고 생각하나?"

라는 Lex 교수의 질문에 Elon Musk는 다음과 같이 답합니다.

"Autopilot, Smart Summon 등의 자율주행 기술은 사람들의 삶을 편하게 만들고 싶은 목적이 물론 있지만, 로봇틱스에 대한 사람들의 eye opener가 되길 바란다. 현재 수십만대의 테슬라가 돌아다니고 있고, 운전자가 없는 순간(Smart Summon)도 존재한다. 이런 '무인' 테슬라가 100만대가 되기 전까지 별로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역시 얼마전 Lex 교수와 조지아텍 로봇 공학 교수인 Ayanna와의 대담에서 Ayanna교수는 테슬라 Autopilot에 대해 언급하며,

"기술이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보통 굉장히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지만, 점점 그 기술이 제 기능을 하는 것처럼 보이면 거기에 대한 집중도가 점점 떨어질 것이고, 다른 이슈로 훅 넘어가버리는 경향을 보인다.(we tend to swint to the other extreme)"

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현재 용납하지 못하는 기술의 수용성에 대해서는, 그 기술이 의도한 대로 작동하는 것을 실제로 보여준다면 '시점의 문제'가 될 뿐이지 '신뢰 여부'는 큰 이슈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음으로 소개해 드릴 기사는 역시 자율주행 트럭 업체인 Locomation의 CEO인 Cetin Mericli를 인터뷰한 피츠버그 가젯의 기사입니다. 사실 이 내용은 기타 자율주행 트럭 관련 기사에서 소개하는 내용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중에서 승용 자율주행 업계와 달리 트럭 업계가 지닐 수 있는 어려움에 대해 코멘트 한 부분이 있어 짧게 요약해 봅니다.


'지금까지 주(state)와 지방 당국이 그들만의 독자적인 자율주행 법규와 규정을 만들어 왔다. 자율주행 트럭 회사들은 승용 자율주행 차량과 달리 여러 주를 넘나 들며 평가를 해야 하는데, 주마다 다른 법규를 각각 만족해야 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어 문제가 되고 있다. 회사는 그들의 기술 관련 내용을 여러 주에 등록하고 서로 다른 규칙을 만족하도록 계속 모니터링 해야 한다.'


미국 자율주행 연방 가이드라인에서도 연방법과 주법의 역할을 분명히 구분하여 제조사가 Double Certification을 하는 수고를 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하고 있으나, 현실에서는 트럼프 정부와 캘리포니아주의 Emission 전쟁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이라는 합중국이 갖는 행정적인 특이성은 트럭 제조사에게 이러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가져다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작아 미국과 비슷한 문제점이 자율주행 트럭을 활용한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기도 하겠네요.

 

또 다른 기사는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인 Ike의 Chief Engineer인 Nancy Sun의 블룸버그 인터뷰 입니다. Ike는 저도 이 회사가 NHTSA를 통해 자발적안전자기검증서(VSSA)를 제출했을 때 처음 알게된 회사인데요, 분량이 무려 93페이지에 이르는 (아마도) 가장 많은 분량의 VSSA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Ike의 공동 창업자인 Jur can den Berg와 Alden Woodrow, 그리고 Nancy Sun은 Uber ATG에서 함께 일하다 2018년에 회사를 차렸습니다. Nancy는 2016년 Otto에서 안토니 레반도프스키와 함께 할 때 부터 자율주행 일을 시작했고 MIT에서 연구를 한 이력도 있습니다. 안토니 레반도프스키는 Uber 부사장까지 역임하였지만 구글을 퇴사해 Otto를 설립하고 이를 Uber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구글의 극비 문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되어 우리 돈 약 2000억원의 배상금을 지불해야하게 된 사람이죠.

많은 트럭 자율주행 회사들이 그러하듯, Ike 역시 고속도로에서는 자율주행, 그 외 ramp in/out 구간에서는 인간이 주행하는 컨셉을 가지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는 아래와 같은 QnA로 진행되었습니다.


Q) COVID19 사태 관련 Ike의 근황은 어떤가?

A) 사실 대부분의 일을 계속 할 수 있었다. 시뮬레이션과 S/W 인프라에 투자한 결과인 것 같다.  물론, 더 이상 실도로 평가를 하고 있진 못하지만 이미 확보한 실도로 데이터로 유의미한 시뮬레이션 작업을 하고 있다.

 

Q) (COVID19 때문에) 지금처럼 실도로 주행 없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겠나?

A) 특정 시점이 되면 우린 새로운 데이터가 필요해 지겠지만, 예측 가능한 미래 선에서는 문제 없어 보인다.

 

Q) 애플, Otto, Uber ATG에서 근무하면서 무엇을 배울 수 있었나?

A) 자동화와 로봇 종말론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우리가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한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Ike는 처음부터 트럭 운전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를 고민해왔다. 이쪽 업계 사람들이 계속 질문해야 한다. 우리가 알아낸 것은 그들에게 가장 힘든 장소는 고속도로라는 것이다. 우리는 트럭 운전이라는 직업이 지금과 유사하지만 훨씬 안전하고, 생상적이며 높은 가치를 가지도록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기술이라는 것은 단지 S/W의 문제가 아니다. 업계의 많은 사람들이 "S/W 문제만 해결하면 될거야."라고 말하지만 자율주행 트럭에 있어서 S/W는 하나의 조각일 뿐, 안전 관점에서 더 많은 조각들에 집중해야 한다.

 

Q) 고속도로에 장거리 자율주행 트럭이 많이 생겨날까? 그렇다면 언제쯤?

A) 그렇게 될 것이지만 수년 넘게 걸릴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데드라인을 궁금해하지만 계속 변해 왔다. 그래서 우리가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타임라인에 대한 기대치를 재설정 하는 것이다. 자율주행 트럭킹은 정말 해내야 할 일들이 많다. 내가 겪었던 유혹은 무엇인가를 베껴서 빨리 만들어 버리는 것이지만, 우리는 이미 경험했듯이 실제 제품을 만드는 과정의 진척도를 측정할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 이것은 단지 '주행 거리'와 같은 숫자에 드러나지 않는다. 보유한 차량 대수 같은 숫자에도 드러나지 않는다. 운송한 화물량을 나타내는 숫자에도 드러나지 않는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의 메트릭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기를 희망하지만, 아직은 쉽게 이야기할 수 없다.

 

Q) 왜 트럭일을 시작했나? 다른 종류의 자율주행차에 비해 어떤 장점이 있나?

A) 트럭 산업은 큰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우리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 중 하나이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모든 것들은 트럭으로 배송되기 때문이다. 운전자가 부족하다. 새로운 법규도 만들어지고 있고 사고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전자 상거래의 폭발적인 증가와 엮여 있다. 트럭 운전자들은 실제로 꽤 위험한 환경에서 일을하고 있고 자율주행은 이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매일 두 배의 시간을 운전자 없이 주행할 수 있고 예방 가능한 사고로 수천 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고속도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운전자들이 여전히 고속도로를 오가는 물품을 이동시키는데 매우 가치있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승용 자율주행차 대비 변수가 적은 고속도로 운행에 집중하는 것이 장점이다.

  

Q) Ike의 제품은 결국 무엇이 될 것이라 생각하나?

A) 우리가 독특한 접근법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영역이다. 자율주행 트럭 산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플릿 운영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우리의 접근방식은 Tier1, OEM 그리고 Shipper와 같은 기존 플릿 산업과 협력하는 것이다. 그들이 실제로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

 

Q) 고속도로에서 피로감을 줄이는 것은 운전자들에게 좋은 것은 알겠지만, 고객들에게는 어떤 가치를 주나?

A) 장거리 주행에 특히 자율주행의 효용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단거리 주행과 관련된 많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수 있다. 또 다른 장점은 매우 비싼 고정 자산인 트럭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는 정말 많은 자율주행 트럭 업체들이 있지만 트럭은 그 용도가 한정되어 있는 편이라 확실히 대부분의 업체는 공통된 비전(운전자의 근무 환경 개선, 비용 절감)과 비슷한 기술적 접근 방식(고속도로 자율주행, 도심 수동 주행)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Kodiak Robotics, Locomation 그리고 Ike까지, 이 세 회사의 동향을 다룬 최근 기사들 역시 서로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약 200만명의 사람들이 중장비 및 트랙터 트레일러 관련 업계에 종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약 4만1,000 달러로 매년 운전자에게 지급되는 임금은 78억 달러에 이르는데, 자율주행 트럭의 개발을 지지하는 명분 중 하나는 사업자 입장에서 이 임금을 개발자들이 만든 기술 및 서비스 비용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도 이렇게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이 세상 어디선가 AI를 통해 제가 하는 일을 모두 대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기분이 어떠할지...참 묘합니다.)

<트럭 운영 비용 세부 비율 (출처 :  IDTech EX Reaearch)>

위 차트를 보시면 운전자에게 지불되는 비용이 약 30%에 해당하고, 위에 기사에도 언급되었지만 자율주행 트럭이 인간이 운전하는 것에 비해 더 많은 시간을 주행할 수 있다는 장점을 이용하여 정속 주행을 하게 되면 연료 효율을 17% 줄일 수 있다고 하는데, 트럭 운영에 있어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율 또한 운전자 인건비에 맞먹는 수준이고 타이어 손상 같은 부분까지도 줄일 수 있어 이론적으로 많은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분석입니다.

전반적으로 이러한 특징들이 자율주행 트럭이 자율주행 승용차량 대비 갖는 차이점이라고 보여집니다. 물론 미시적인 관점에서 기술로 접근하자면 센서 성능도 서로 같을 수 가 없을 것입니다. 장시간 주행하게 되기 때문에 부식 환경에 더 쉽게 노출되고, 진동 등으로 인한 내구 성능도 더 좋아야 하겠고, 실제로 Class-8 트럭(약 15톤 이상의 트럭) 같은 대형 차량은 제동거리 또한 꽤 길 수 밖에 없을텐데요, 또 다른 자율주행 트럭 업체인 TuSimple은 NHTSA에 제출한 VSSA(자발적안전자기검증서)를 통해 65MPH로 Class-8 트럭이 달릴 경우, 제동 거리를 감안하여 센서의 인지 능력은 최소 500m 수준은 되어야 한다고 서술하였습니다.

여기서 정의한 인지 능력이란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의 detection, classification, localization 및 tracking을 포함한 것입니다. TuSimple은 서류를 통해 그들의 센서 스위트가 전방 1,000m까지 인지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서술했습니다.

 

<출처 : TuSimple VSSA>

 

 

2. 미국 화물 운송 업계의 Nuclear Verdict 이슈

Nuclear Verdict는 미래의 자율주행 트럭 산업이 아닌 현재의 화물 운송 업계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개념이지만 자율주행이라는 미래를 대비하는 입장에서 한 번은 인지하고 가야하는 개념인 것 같습니다. Nuclelar Verdict란 재판에서 원고가 승소하면서 피고에게 1,000만 달러 이상의 배상이 부과되는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우리돈으로 대략 130억원 정도인데요, 금액이 너무 커서 "Nuclear"란 말이 붙었나 봅니다.

미국 화물 운송 업계에서 Nuclear Verdict가 이슈가 되고 있는 이유는 최근 화물차 사고(주로 피해자 사망 사고)로 인한 Nuclear Verdict 판정이 늘어나 파산하는 회사들이 많아 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소위 전통의 강호들도 이 한방에 무너져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보니 보험 회사에서도 보험료를 기하 급수적으로 늘리거나 아예 화물 운송 업계를 떠나는 경우도 발생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3월3일자 기사로 꽤 최근에 전해진 소식입니다.

미국 아칸사스주에서 20년간 화물 운송업을 운영했던 RCX solution이 Nuclear Verdict을 감당하지 못해 폐업을 한 사례입니다. 2015년 1월 9일 발생한 사고로 지속적으로 소송에 휘말렸는데 트럭이 고장나서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Dodge Ram 픽업트럭을 들이 받았고, 트럭 운전사는 사망, Dodge Ram 운전사는 온 몸에 3도 화상을 입고 많은 뼈가 부러졌다고 합니다. 법원은 피고(회사)가 2,300만 달러를 배상할 것을 명령했고, 항소심에서도 역시 패소하였지만 배상액을 750만 달러까지는 낮췄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보험료가 3배로 급증하였고 결국 보험료 및 배상액을 지불할 방법이 없어 창업 20년 만에 폐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또 다른 사례는 2019년 10월에 폐업한 업계 2위 RV/자동차 운송 회사인 CWRV(Country Wid RV Transport)입니다.이 회사에서 근무하던 540명의 운전자가 실직하게 되었습니다. 운전사가 졸음 운전을 하다가 다른 차량에 탑승해 있던 부부를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고 재판에서 배심원들은 피해자의 자녀들에게2,660만 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고인 운전자는 비록 독립 계약자였지만, 배심원은 회사의 대리인으로서 피고를 간주해야 한다고 결정했고, 소송의 이유는 '운전자의 근무 시간을 보장하고, 회사가 근무 중 운전자의 행동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등 졸음 운전 습관과 화물차 업계 내의 문화 변화를 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Franklin & Prokopik라는 로펌에서 작성한 또 다른 칼럼을 통해 Nuclear Verdict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주의분산으로 인한 재앙(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업계에 경각심을 주기 위한 것'으로 미뤄볼 수 있었습니다.

최근 몇 년동안 화물 운송 업계에서 이러한 Nuclear Verdict로 인해 일부 보험회사는 이 업계에서 철수를 하였고, AIG와 Zurich International 역시화물 운송 사업에 대한 보험 프로그램을 폐지했다고 합니다.

Nuclear Verdict의 현재 이슈가 잘 정리된 기사('Nuclear Verdict는 통제 불능인가?')가 있어 문답형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현재 상황의 개요는?

평균 수익율이 5%에 불과한 산업에서 보험료가 몇 년에 한 번씩 두배로 늘어나는 것은 엄청난 문제이고,  2019년 말 기준 화물차 파산 업체수는 2018년 대비 4배가 증가했다. 상황이 더 안좋은 것은 Nuclear Verdict가 계속된다면 이러한 경향이 무한대로(ad infinitum) 증가할 것이란 것이다. 화물 운송의 보험료가 지금과 같은 추제로 부풀어 오른다면 업계의 대부분이 '고민 없이'폐업해야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Nuclear Verdict가 발생하는가?

우선 실질적으로 배상액에 대한 상한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원고측의 주요 전략은 배심원들의 감정적인 측면을 자극하는 것이고, 화물차 사고로 민간인이 사망하거나, 영구적으로 불구가 되었을 때, 게다가 부양가족이 있다면 이 어마어마한 배상금은 절대적으로 정당화 되는 분위기다. 게다가, 원고측 변호사들간의 성공 사례가 공개적으로 공유되는 것이 여기에 대한 '추종자'를 만들어 내고 있다.

#어떤 사고들이 법원에서 다뤄지나?

보통 전체 사고의 5%에 해당하는 사고만 재판에 회부된다.하지만 그 소수의 사고에 대한 Nuclear Verdict가 화물 운송 업계의 보험료를 매년 두자릿수 인상시키고 있다. 변호사들의 평판은 재판 경험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기회주의에 입각한 변호사들은 재판 승리에 대한 보상은 곧 자신의 평판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고 있다.

#Nuclear Verdict는 왜 발생하고, 왜 금액이 증가하고 있나?

배심원들이 피고가 사고에 대한 책임을 고의로 회피하고 변명만 늘어놓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의 특집 기사에 따르면 2,000만 달러 이상의 판결 빈도가, 2001년에서 2009년 사이 평균치 보다 2019년에 3배가 증가했다.

#Dirty Five란 무엇인가?

만약 원고측 변호사가 아래 5가지 중 어느 것 하나라도 사고에 연관돼 있다라는 것을 증명한다면, Nuclear Verdict의 가능성은 매우 커진다.

1) 피로,  2) 오작동,  3) 마약 또는 음주 운전, 4) 장비 유비 보수 문제, 5)경험이 부족한, 잘 훈련되지 않은 운전자

#업계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싫든 좋든, 공정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Nuclear Verdict는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다. Nuclear Verdict를 피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운송업자들이 책임을 인정하고 합의하는 회피 전략 밖에 없어 보인다. 법정에서의 합리적인 기술이나 전술이 아니라, 그들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적절한 절차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업계 표준과 Safety Practice를 따라갈 수 있는 프로그램과 기술 도입이 필요하다. Fleet 데이터를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 문서화, 프로세스의 실행을 입증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어떻게든 법정까지 가지 않는 전략이 제일 중요하다.


마무리하며.

아직 Nuclear Verdict 자율주행 트럭에 대해 연관지어 얘기하고 있는 전문가(혹은 칼럼)은 없는 것 같습니다만, 현재 화물 운송 업계에서 차량 제조사의 역할은 제대로 만들어진 차량을 제공하는 것이고 그 이후 차량의 안전한 사용(운전, 유지/관리 등)은 사용자의 몫이지만, 사용자가 자율주행 시스템이 되어 버리는 순간, 기존의 차량 제조사-사용자-계약자 이렇게 다자간의 역학 관계는 분명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1월에 ATRI(American Transportation Research Institute)에서는

 "자율주행 트럭 산업에 있어 정부 역할 재정립(Redefining the role of government activities in autmated trucking)"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하였는데, 그 보고서에는 Nuclear Verdict에 대한 내용이 두 차례 언급되어 있었습니다.

보고서 내용 중, Data 저장과 Privacy에 대한 부분입니다.

자율주행 트럭에 저장된 데이터에 대한 접근 권한을 모두에게 부여할 것인가, 프라이버시 측면에서 소유주에게만 부여할 것인가 등에 있어서 주(State)마다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Utah 주의 예를 들었는데, Utah 주는 범죄 조사 또는 법적 절차에 사용되거나 차량 안전, 보안, 교통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경우에는 차량 소유주 외에도 접근 가능하도록 법을 제정하였는데, 이러한 법은 자율주행 트럭의 도입을 지연시키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며 특히 'Nuclear Verdict' 관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현재 자율주행차에 대한 PL 정책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Nuclear Verdict과 같은 두려움 때문에 역시 기술의 도입을 방해할 것이라며, 업계가 소송 개혁(tort refrom)을 지속 요구할 것이라고 분석했으며, 주 당국이 업계의 의견을 지속 청취하여 법규 제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Starsky Robotics의 CEO였던 슈테판이 폐업을 하게된 이유를 설명한 칼럼에서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투자 유치의 실패였지만, 트럭이라는 차량 자체와 산업에 대한 본인들의 이해 역시 부족했다고 털어 놓았습니다.

Ike의 Nancy Sun이 "안전에 있어서 S/W의 완성도는 많은 퍼즐 중 하나일 뿐."이라고 하는 말의 이미 역시 잘 되새겨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