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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컨슈머레포트, 모델 S의 요크 스티어링휠을 평가

21c형Pilot 2021. 9. 17. 21:13

https://www.consumerreports.org/cars-driving/tesla-steering-yoke-little-benefit-potential-safety-pitfalls-a1034204120/

 

Tesla's New Steering Yoke Shows Little Benefit and Potential Safety Pitfalls

Consumer Reports tries out Tesla's new steering yoke

www.consumerreports.org

 

미국의 소비재 평가 전문지인 컨슈머레포트(이하 CR)가 테슬라 모델 S의 요크 스티어링휠을 평가했습니다.

CR은 직접 구매한 신형 모델 S를 10명의 테스트 엔지니어가 평가를 했고 전체 후기는 나중에 공개되겠지만 이번에는 요크 스티어링휠 사용에 대한 평가 결과만 공개했습니다.

테슬라의 요크 스티어링휠은 그 디자인이 항공기 조종간 처럼 생겼을뿐만 아니라, 기존 다른 차량의 스티어링휠 칼럼을 통해 조작했던 방향 지시등 같은 기능들도 버튼식으로 스티어링휠에 위치합니다. 테스트 엔지니어들의 말에 의하면 차를 회전시킬 때 잘 미끄러지기도 했고, 버튼들의 위치가 익숙하지 않아 방향지시등을 누르다 실수로 혼(horn)을 누르기도 하는 등 처음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테슬라가 '일반적인 것'으로부터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그것은 또 실제로 고객에게 유용한 결과를 낳기도 하지만(OTA 등), 스티어링휠과 같이 굉장히 익숙하고 편리했던 조작기를 꼭 이렇게 대대적으로 바꿔야하는 명분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한 트위터 유저가 일론 머스크에게 그 이유를 물었는데 일론 머스크는 "단지 멋져보여서가 아니라 클러스터를 향한 시야에 개방감을 줌으로써 FSD 디스플레이를 더 잘 확인할 수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제 차(기아 K7)를 타면서 스티어링휠 내 빈공간을 통해 클러스터를 얼마나 잘 볼 수 있는지를 일부러 확인해본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이지 스티어링휠의 상단과 클러스터의 상단이 기가막히게 얼라인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 스티어링휠을 만드는 엔지니어들은 이 부분을 분명 고려해서 설계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모델 S는 타보지 않아서 어땠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모델 S의 스티어링휠이 클러스터를 조금이라도 가렸다면 그것은 잘못된 설계이고 가림의 정도에 따라서는 법규 위반일 수도 있으나, 그러한 이슈나 지적이 없었던 기억으로봐서는 요크형 스티어링휠의 변화는 심미적인 효과와 기존 메이커들과의 차별화라는 명분이 분명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CR의 테스트 엔지니어는 요크형 스티어링휠의 장점으로 우선 개방감을 언급했습니다. 모델 S의 대형 클러스터를 파노라믹뷰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 아마 클러스터 안에 표시되는 각종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클러스터라는 장치 자체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았다는 평가인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CR의 긍정적인 평가는 여기까지였는데요, 테스트 엔지니어들은 공통적으로 손에서 휠이 미끄러지는 것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주차장에 진입하거나 할 때처럼 급격한 턴을 해야할 때, 휠을 180도 회전시키는 과정에서 손이 미끄러진다는 것입니다. 뿐만아니라, 스티어링휠의 두께가 두꺼워서 손이 작은 운전자의 경우 그립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Another tester said her hands were too small to get a good grip in the first place as the yoke seemed too thick, apparently designed for larger hands to hold."

참고로, 예전에는 스티어링휠의 그립을 잡는 방법으로 10시와 2시 방향을 권고했는데, 최근에는 에어백 전개를 고려해서 9시와 3시 방향, 또는 8시와 4시 방향으로 잡고 회전을 시킬 때는 Hand-over-hand 방식이 아닌 셔플링을 하라고 권고한다고 합니다. Hand-over-hand 방식은 양손으로 번갈아가며 스티어링휠을 잡으며 회전시키는 방식입니다. 반면 셔플링 방식은 스티어링휠을 잡은 두 손을 놓치 않은채 한손으로 번갈아 회전을 시키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요크형 스티어링휠은 셔플링방식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 CR은 이 부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6mm56SYOYR0&t=10s 

<Hand-over-hand 방식>

 

https://www.youtube.com/watch?v=FgDjGZ5Key0 

<셔플링 방식>

 

CR은 상대적인 고속주행 시에도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고속이란 고속도로 주행같이 빠른 속도를 말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빠른 속도로 주행하다 회전을 할 경우, 스티어링휠이 주는 저항력으로 인해 그립을 놓칠 경우, 잡을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운전하며 회전을 할 때, 보통은 스티어링휠을 순간적으로 놓쳐도 직관적으로 잡을 공간이 있지만 요크형 스티어링휠은 그렇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사실 요크형 스티어링휠의 가장 큰 안전 이슈가 여기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또 다른 문제는 그립이 쉽지 않다는 것인데,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스티어링휠을 잡을 때 꽉 쥐어잡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파지할텐데 요크형 스티어링휠은 그게 쉽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계속 스티어링휠을 잡고 있을 때 악력 때문에 손이 아팠다고 하며 모델 S를 3시간 동안 주행한 한 테스트 엔지니어는 다른 것 보다 손목 통증을 가장 먼저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평소보다 스티어링휠을 세게 잡아야 했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Three point turn을 할 때 처럼 순간적으로 여러 방향으로 스티어링휠을 많이 돌려야할 때 역시 직관적인 그립 위치에 혼선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xQHJJX2J0M 

<Three point turn>

 

또 다른 지적은 방향 지시등을 누르는 것에 대한 혼선입니다. 칼럼 형태의 조작기를 위 아래로 내려가며 사용했던것과 달리 이번 모델 S는 버튼 타입으로 스티어링휠에 장착돼 있습니다. 그런데  좌/우 시그널을 정확히 구분해 누르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고 합니다. 버튼 타입 방향 지시등 조작은 아주 새로운 컨셉은 아닌데, 페라리 같은 수퍼카에는 워낙 스티어링휠의 올바른 파지 상태가 중요하기 때문에 쉽게 엄지손가락을 통해 누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왜 테슬라 모델 S의 경우는 불편하다고 문제를 삼을까요? 크게 두 가지로 예상이 됩니다.

첫째, 페라리와 달리 모델 S의 방향지시등 버튼은 하드 타입이 아니라 소프트 타입으로 보입니다. (하드 타입이란 실제 물리적인 버튼 구조물이 있어 누르는 것이고, 소프트 타입은 화면 터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따라서, 눈으로 보지 않고서 촉감으로 어디에 버튼이 있는지 확인하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실제로 만져봤을 때 어떤 미세한 촉감으로 버튼을 구분해 두었는지 모르겠지만 사진만 봤을 때는 소프트키 타입(마치 우리가 터치스크린을 누르듯이)에 가까워 보입니다. 이건 실제 만져보지 않으면 알 수 없기 때문에 제 예상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두 번째입니다.

둘째, 페라리의 방향지시등 버튼은 좌/우로 위치가 나눠져 있어 적어도 다른 방향의 버튼을 누를 가능성은 없습니다. 하지만 모델 S의 경우 스티어링휠 좌측에 좌/우 방향지시등 버튼이 같이 있기 때문에 좌측 방향지시등을 켜려다가 우측 버튼을 누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떤 디자인적 제한요소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방향지시등 버튼 두 개는 양쪽으로 나눠 배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한 테스트 엔지니어는 개인적으로 주행에 방해가 되었던 것은 요크형 스티어링휠보다는 방향지시등 조작 칼럼의 부재라고까지 이야기했습니다.

FSD/NoA를 사용하게 되면 자동차로 변경을 방향지시등 버튼 조작으로 할텐데요, 이때는 제대로된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굉장히 불편할 것 같습니다. 수동으로 주행하다 방향지시등을 잘못 누르면 다시 누르고 차로 변경을 하면 되는데, NoA 사용 중 방향지시등 버튼을 잘못 누르면 운전자가 의도한 방향과 반대로 차로변경을 시작하기 때문에 운전자 입장에서는 원하던 차로로 가려면 다시 두 차례 차로 변경을 해야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 부분은 버튼의 물리적인 위치 때문에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S/W OTA 업데이트로는 해결이 안될 것 같은데 다음 연식 변경 때는 수정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스티어링휠에 하이빔 조작, 혼 등 다른 버튼들도 터치식으로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실수로 작동시키게 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했다고 합니다.

끝으로, 테슬라 모델 S가 뉘른부르크에서 좋은 랩타임을 기록하는 등, 성능이 매우 뛰어난 차인 것은 맞지만 써킷과 일반 도로에서의 주행 환경이 다름에 지적하며 일반 도로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주행 환경과 비상상황에서 운전자가 얼마나 차를 정확히 제어할 수 있는지 우려가 된다는 내용을 끝으로 후기를 마무리하였습니다.

 

평가 내용을 정리하면 4가지 정도로 요약됩니다.

1. 클러스터에 대한 시야 확보 효과는 있다.

2. 복잡한 스티어링휠 조작 시 직관적인 그립이 어려워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다.

3. 스티어링휠이 두꺼워서 그립 시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장시간 주행 시 피로할 수 있다.

4. 스티어링휠에 버튼식으로 포함된 조작기들의 오사용 가능성이 있다.